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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진보의 허구와 위선 ( 2회 )

마음나들이 2017. 11. 7. 09:04




한국진보의 허구와 위선



양승태/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정치학박사


기술이나 예술에 종사하는 인간이 장인정신이나 프로의식이 부족하거나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그 기예의 본질 또는 이상의 추구에 진지하고 철저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그러할 때 그는 사회적으로 기술자와 예술가로 불리지만 완벽한 기술의 실현이나 예술적

이상의 구현이 아니라 그것에 부수되는 돈벌이 또는 세속적 명성이 더 큰 목적인 인간이며

그러한 인간들의 얼치기 기술자들이나 사이비 예술가들인 것이다


정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장인의식이나 프로의식 정치의 전문성 문제는 용어 및 개념내용의 차이나

정치철학적 천착의 정도를 떠나 플라톤이나 공자 이래 동서양 정치사상사의 오래된 주제이다


근 현대 정치사의 맥락에서 그 주제에 대한 대표적인 논의는 현재의 한국정치보다 보수와 진보

사이의 대립 및 갈등이 더 심했던-- 그 이념적 깊이나 정치행태의 품격 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1차대전 패전 전후의 혼란기 독일의 정치에 직접 가담했던 막스 베버의 유명한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논고에 제시되어 있다


베버의 그 저술은 현재 대한민국의 위기 및 보수의 위기를 설명하는데 많은 참고와 시사점을

주며 앞으로 이 글에서도 언급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정치의 역사성과 역동성이 총체적으로 함축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위기

및 보수-진보 대립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현재 한국인의 시각에서 접근함이 학문적 당위이다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한 문명이나 국가가 쇠락하는 대표적인

징후로서 지배층이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 >가 되지 못하고

오직 기득권의 향유에 만족하는 "지배적 소수<dominant minority>로

변질되는 양상을 지적한바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토인비가 말하는

창조적 소수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의 지배층이 바로 지배적

소수로 남아 있을 때 한차원 높은 발전은 물론 당면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쇄락의 양상들이

구조화될 경우 사회적 정치적 소통이나 내적 방식으로는 더 이상 불가능

한 상태에 이르러 급진적이고 혁명적인 사태가 도래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국가에서나 보수세력은 사회적 신분이나 계층상의 위치 때문에 기존의 사회적 지위나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는 안도감과 자족감 속에서 범속한 출세주의나 향락주의적 삶에 쉽게

빠질 수 있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그들은 스스로의 정치 사회적 존재성에 대한 깊은 성찰은 물론 스스로의 정치.사회

적 위상을 정당화하려는 의지나 욕구 자체가 약할 수밖에 없는 사회존재론적인 한계가 있다

서양에서도 보수주의의 등장은 진보세력의 도전이 프랑스혁명이라는 위협적인 형태로 부각된

이후이며 한국의 경우 보수세력이 최근에 이르러야 보수주의라는 이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도 진보세력이 제도권 정치에 진입하여 그들의 정치사회적 도전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이후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보수세력은 아직도 이념적 무력감에서 벗어나 있지 못하고 있는데

그렇게 된 일차적인 이유는 기본적으로 한국 보수세력이 처한 정신사적 특수성에서 찿을 수

있다.

그 특수성의 핵심은 서구에서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귀족계급이 가졌던 정신적 소양 및 그에 따른

사회적 권위를 한국의 보수세력은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한국의 보수세력에게 정신적 사회적 권의의 원천이었던 유교적 교양은 해방 후 세대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점차 약해지고 유교적 교양을 대체할 만한 근대의 인문적 교양은 대학교육의

 부실함 때문에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다시 말해서 보수적인 "교양"인 시민계층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던 것이다.이에 따라 보수세력

은 사회경제적 배경으로 또는 개개인의 차원에서 우수한 자질이나 근면하고 성실한 직장생활 등

으로 사회적으로 출세하고 기득권을 가진 인간들의 집단은 되었어도 전통적 가치의 계승자나

인문적 교양의 담지자로서의 정신적 권위를 갖는 사회세력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진보세력 또한 한국근대정신사의 기본적인 흐름에 예외는 아니지만 보수세력과 대비되는 이념적

역사적,사회적 배경의 차이가 후자와 대비되는 정치적 이점을 누리게 만들었다.

 

현재 한국의 진보세력에는 "강남좌파"로 불리는 집단이 대표하듯 이 집안배경은 기득권층에

속하면서도 --또는 그 배경이 부여하는 경제적 여유로움으로 "자유롭게--서구의 특정한 자유

주의 이념 혹은 사회주의 이념에 경도된 인물들도 있으며 대학 재학 때 학문의 추구가 아닌

정치운동으로 사회적 명성이나 경력을 확보하여 정치적 투쟁 자체가 직업이 되어버린 사람들

도 있다

 

그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계층과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 약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진보세력

을 구성하는 다수의 인물들은 대체로 비슷한 사회적 배경을 갖고 있다.

 

그들은 해방후 6.25전쟁의 와중에서 좌익에 가담한 가족사적 배경을 갖고 있어서 대한민국

건국에 원초적 적대감이 있거나 반 상업적인 유교적 도덕관 및 가치에 대한 집착 또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무능이나 나태한 생활 태도의 이유 등으로 자본주의적 근대화 과정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거나 소외된 집안에서 성장한 사람들이다.

 

이념적 내용의 심도나 체계성이 어떠하든 진보는 일단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이다. 이에 따라

변화를 위한 새로운 주장과 구호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상대방을 압도하는 정치적 수사를 창출

해야 한다는 정치적 과제가 숙명적으로 부과되어 있다.

 

동시에 변화의 주장이란 바로 변화라는 말 자체의 정의상 현재 실현되지 않는 미래의 일이므로

그 변화의 주장 자체에 대해 당장 책임질 필요는  없는 "이점(利點)도 있는 것이다

 

진보세력은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되 그 논거에 대한 설명은 회피한 체 보수세력에게 그것에

대한 검토와 논박을 "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미루어도 되는 정치적으로 유리한 입지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진보에 부여된 그러한 유리한 이점들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깊이 주목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의 진보세력들은 60~70년대의 경제성장 정책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80년대 이후 근대화세력에 반대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실질적으로 그 번영의

과실을 함께 공유한 세대들이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그들 가운데 많은 인사들이 정권에 직접 참여하면서

정치권력이 주는 여러 형태의 영화"를 누리기도 하였다.

 

국회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진보측 인사들의 부패나 위선적 행태들은 생생한

증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라는 정치적 위상은 이미 그들에게 "정치적 기득권"이 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의 진보는 마치 "가난한 자는 으레 정직한 자"라거나 사회적 약자는 본디 도덕적

존재"라고 굳게 믿는 것처럼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의 감정을 홀로 독점한 것 같은 허구와

위선의 인본주의를 현시하고 있다

 

 

그들은 국가가 처한 총체적인 상황의 실체나 사회현실의 복잡함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노력

조차 기울이지 않고 국민세금이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공짜돈"인 것처럼 국가재정에 대한

장기적인 치밀한 검토도 없이 대중적 정서에 일방적으로 동조하면서 "좋은게 좋다"는 식의

"착한 정책들을 "신나게" 남발하고 있다 ......계속


양승태 정치학 박사

계간 /철학과 현실. 2017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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