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내가 없다. 사실도 진실도 없고 풍문만 있다. 전부 아니면 全無.
내편 아니면 네편만 있지 중간이 없다.
나는 저만치 던져두고 사람들은 세상을 위해 싸운다.사생결단하고 싸운다.
잃어버린 나를 어디서 찿을까? 달아난 나와 어디서 만날까.
똑바로 보고 올바로 살고 싶은데 세상은 진흙탕 속 먼지 구덩이다. 혀는 칼이 되고
말은 독침이 되어 여기저기서 날아와 박힌다.
정신도 덩달아 몽롱하다.이럴 때 정문일침 頂門一鍼 이 필요하다
일기일회 一期一會
일생에 단 한번 딱 한 차례의 만남.
一期는 一次이니 단 한 차례다. 一會는 딱 한 번의 만남이다
萬世一期요 千載一遇는 진나라 원언백의 말이다. 일만년에 단 한번 일천년에 단 한차레뿐인
귀한 만남이다.
이 한번 이 한순간을 위해 우리는 몇 겁의 생을 기다려 왔다
단 한번의 일별 一瞥에 우리는 불붙는다
스쳐가는 매 순간순간을 어찌 뜻없이 보낼 수 있겠는가.
원풍 6년 10월 12일 밤.옷을 벗고 자려는데 달빛이 창문으로 들어왔다.
기뻐서 일어났다. 생각해 보니 함께 즐길 사람이 없었다. 마침내 승천사로 가서 장희민.을
찿았다
회민 또한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서로 함께 뜰 가운데를 거닐었다.
뜰 아래는 마치 빈 허공에 물이 잠겼는데 물 속에 물풀이 엇갈려 있는 것만 같았다
대나무와 잣나무의 그림자였다.
어느 날 밤이고 달이 없었으랴. 어딘들 대나무와 잣나무가 없겠는가.
다만 우리 두 사람 처럼 한가한 사람이 적었을 뿐이리라.
달은 어느 밤이나 뜬다 나무 그림자는 어디에도 있다 하지만 그날밤 내 창문으로
넘어온 달빛. 그 달빛에 이끌여 벗을 찿는 발걸음.
마당에 어린 대나무 그림자 말없이 바라보던 두 사람이 있어 그 달빛 그림자가
일생에 하나뿐이요 단 한 번뿐인 것이 되었다
만남은 맛남이다. 모든 만남은 첫 만남이다
매 순간은 최초의 순간이다
우리는 경이 속에 서 있다
鄭珉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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