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숲에서
이선행
오라, 그대
찔레꽃 향기 흩날리는 숲으로
해사한 눈빛
보드라운 이파리들
그 어린 살갗에 가만히 입맞춰 보라
어느날
내 호반에 신록으로 피어나
물비늘같이 눈부시게 다가온 그대
꿈꾸듯 고여오는 그리움의 여울목에서
나, 그다리네
찔레꽃보다 더 향기로울 그대의 입맞춤
계절병
이선행
네가 이름지은 찔레마을길
강변 모퉁이 돌때마다
하얀 웃음 흔드는 다복한 꽃송이들
오랜 계절병이다
찔레꽃만 보면 네 생각이 나는 건
찔레순 돋는 봄부터
가시만 앙상한 겨울까지
한 발자국도 멀리 돌아서 갈 수 없던 길
한없이 비굴해지거나
턱없이 만용스럽던 그 길 위에서
나는 찔레꽃잎 한 줌씩 강물에 뿌려대곤 했다
바람이 분다고
비가 온다고
구름이 끼었다고
다시 화창하다고
소소한 일상마다 무슨 이름 붙이기 좋아하던 너는
여울여울 해 넘어가는 계절에 다시 찾아와
남겨진 찔레꽃잎 한 줌 강물에 던져 넣었다
TOL & TOL 연주곡 모음 Pavane 외
출처 : 음악을 사랑하는
글쓴이 : 프라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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