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한수

[스크랩] 오월의 숲에서

마음나들이 2013. 5. 31. 09:15

 

 

오월의 숲에서

 

                                           이선행

 

오라, 그대

찔레꽃 향기 흩날리는 숲으로

 

해사한 눈빛

보드라운 이파리들

그 어린 살갗에 가만히 입맞춰 보라

 

어느날

내 호반에 신록으로 피어나

물비늘같이 눈부시게 다가온 그대

 

꿈꾸듯 고여오는 그리움의 여울목에서

나, 그다리네

찔레꽃보다 더 향기로울 그대의 입맞춤

 

 


 계절병

                             이선행

 

네가 이름지은 찔레마을길

강변 모퉁이 돌때마다

하얀 웃음 흔드는 다복한 꽃송이들

오랜 계절병이다

찔레꽃만 보면 네 생각이 나는 건

 

찔레순 돋는 봄부터

가시만 앙상한 겨울까지

한 발자국도 멀리 돌아서 갈 수 없던 길

한없이 비굴해지거나

턱없이 만용스럽던 그 길 위에서

나는 찔레꽃잎 한 줌씩 강물에 뿌려대곤 했다

 

바람이 분다고

비가 온다고

구름이 끼었다고

다시 화창하다고

소소한 일상마다 무슨 이름 붙이기 좋아하던 너는

여울여울 해 넘어가는 계절에 다시 찾아와

남겨진 찔레꽃잎 한 줌 강물에 던져 넣었다

 

 


  


TOL & TOL 연주곡 모음 Pavane 외 

출처 : 음악을 사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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