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윗산 현성산,(965m) 육산 금원산,(1355m)
거창 고을을 품다.
오동나무 연보랏빛 꽃대를 내밀고 밤꽃향기 스믈스믈 콧등을 자극하는 초여름, 유월의 시간이 금새 꼬리를 감추듯이 초반을 끊어내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시간의 틈바구니에서 잠시 빗겨나서, 주일동안 주마등처럼 스쳐버린 일상 하나하나를 더듬어 보는시간,
후텁하고 궃은날씨덕에 여독을 완연히 씻어낼순 없었지만, 또다시 숲을이룬 자연의 품안으로 모든걸 두려한다.
이른아침 주섬주섬 짐을챙겨 무거운 걸음으로 그나마 즐거운 산행길에 나선다.
야트막한 산세가 어우러진 숲길을 조심스레 걸으면서, 기진이 소진된 마음속에 신선한 활력과 기력을 북돋울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작은 염려속에서 반가운 산우님들과 인사를 나눈다. 오랜만의 만남과, 변함없이 주일마다 만나는 님들과 반가운 마음속 포옹의 나눔이 있고, 그러한 정겨움 속에서 서로간의 정감은 더욱더 두툼히 자리잡아 가는듯 하다.
가지런히 모내기가 잘된 농촌들녘, 제법 새파랗게 착근을 해서 가을의 추수때까지 고운 햇살과 좋은 밑거름의 힘으로 자라나게 되리라. 다시한번 농부들의 땀의 결실을 감사하게 느낄수 있는 들판을 지나고,
마늘,양파의 고장 거창고을에 다달은다.
습도가 높고, 햇살이 강하게 내리는 초여름의 날씨를 송두리채 끌어 안으며 현성산 산자락에 내린다.
거창 현성산~ 금원산, 기백산을 일군 능선과 같은맥에 우뚝솟은 바윗산,
하차와 동시에 급경사를 오르는 산행이다. 크나큰 바위하나가 산을 이룬듯이, 온통 바위로 이룬 험준한 산행코스.
페이스 조절과 체력의 안배를 위해 차근히 한걸음씩 오르며 널다란 반석위에 올라서는 물 한모금 나누고, 내려다 보는 거창고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고즈넉한 들판과 함께 어우러져 작은 농촌의 풍광을 시선에 담고 한 허리를 쭈욱 형성해 놓은 암벽능선은 현성산이 지닌 빼어남이 아닐까 싶다.
바위틈새를 헤집고, 건너고, 뛰어넘고 유격장을 방불케하는 험상궃은 탐방로, 성가신 능선을 타고 오르며 단숨에 정상을 정복한다.
정상의 매력, 갖은 오묘함에 이끌려 산행하는 산인들의 희열과 고뇌를 쓸어낼수 있는 넉넉하고 외로운 위치, 그곳을 향해 턱턱 막혀오는 거친 숨소리 뱉어가며 자신과의 싸움을 느추지 않고 오름을 이뤄내는 성취감, 망설임 없이 정상에서의 환희의 일성을 토하고 사방의 펼쳐진 숲의정기를 한껏 담아본다.
단숨에 현성산 정상을 탐하다 보니 촐촐함, 허기를 채우기 위해 숲그늘 우거진 산기슭에 모여앉아 점심을 나눈다. 준비해온 갖가지 찬을 펼치고, 시원하게 준비된 막걸리 한잔 나누고, 후식까지 단단히 챙겨 먹고는 다음 산행지 금원산을 향해 출발을 서두른다.
~ 금원산 ~
거창군과 함양군을 아우러는 능선을 이루고 덕유산, 남덕유산을 끼고 이어진 백두대간 산세를 끼고 뻗어내린 줄기가 손에 잡힐듯 바라보이는 고봉,
숲속님의 마음처럼 넉넉히 펼쳐진 산능선 숲속을 따라 산들님의 마음처럼 산들바람 데려와 벗삼고, 산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 맞춰서 숲길을 한없이 걷고, 오르고, 내리고 현성산 바윗길과는 달리 낙엽이 차곡히 쌓여 푹신함이 와닿는 융단길, 능선을 타고 오르는 마음이야 한결 상쾌하고 부담이 적었지만,
오전에 바윗산을 오르며 많은 체력을 소진한 탓에 습도높고, 햇살깃든 능선을 오르 내리는데는 많은 체력적 부담을 느낀다. 턱턱 막혀오는 무더위, 비오듯 흘러 내리는 땀방울, 갈수록 바람마져 막혀버린 고난의 산행길.
자주 무거운 발걸음을 기대서며 서로를 격려하고, 점심 식사후 곧장 험난한 탐방으로 나섰기에 안팎으로 산행의 고통은 더해가고, 하루, 산 두개를 탐방 한다는게 쉬운게 아닌듯 싶다.
순탄치 않은 고통 속에서 한걸음씩 더해감에 결국 정상은 우리에게 그 순고함을 내놓는다. 많이도 걷고, 능선따라 오르고 내리고, 또 오름을 얼마나 했을까... 주변을 둘러보는 시선이 지쳤다.
그러나 이제는 하산이다. 산을 내리는 걸음걸이를 조심하며 바닥을 내려다 보이는 체력을 아껴간다.
자연 휴양림과 어우러져 흘러내리는 유안청 폭포를 끼고 내리는 걸음은 제법 속도가 붙는다.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소리, 산새가 가까이서 들려주는 고운노래 벗삼아 텔레텔레 내리다 보니 하산의 깃점에 다달은다.
시원한 계곡물에 하루의 피로함을 말끔하게 씻어 내리고,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단숨에 넘긴다.
닭백숙, 가오리 무침. 하산주 막걸리...
더운 날씨에 맛나게 준비하신 고마운 님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영업용님, 안전 운행에 감사드리며 항상 안전운행을 기원합니다.
거창고을 산정기를 받고 마음 넉넉히 산행 후기를 대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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