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스크랩] 물질.외모.본능적 욕망 추구에 정신이 팔린 시대< 1 >

마음나들이 2018. 7. 12. 08:54

 

 

 

 

인간은 동물이다!?

 

박찬구/ 서울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저서: 우리들의 응용 윤리학.

개념과 주제로 본 우리들의 윤리학

 

 

대학에서 강의하다 보면 학생들의 반응을 통해서 변화하는 요즘 세상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더욱이 필자의 수강생들 상당수가 사범대학의 도덕 윤리 예비교사이다 보니 오늘날

초.중고교 도덕 윤리 교육의 비관적 전망을 토로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물질.돈.외모에만 쏠려있는 현실에서 정신적 가치 도덕.내면의 품성

을  강조하는 교육은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도덕.은 대개 뻔~한 얘기가 반복되는,그래서 지루하고 재미없는 정답도 뻔~한 것

이여서 머리좋은 애들은 쉽게 점수를 따는 그런 과목이라는 것이다.

 

물질과 외모와 본능적 욕망의 추구에 정신이 팔린 시대.그래서 도덕 윤리에 대해선 냉소주의

가 만연한 시대에 윤리교육과에 입학한 학생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이런 시대에 도덕.윤리를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도덕 교육은 과연 가능한 기획일까? 이런 질문을 집요하게 던지는 학생들이 있다.

 

그럴듯한 사탕발림 식의 대답이 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도덕 교육에 대해 냉소적인 몇몇 학생이 내세우는 전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인간은 동물이다" 아니 동물에 불과하다!"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칸트의 생각을 빌려 대답해보고자 한다.

 

욕망이냐 도덕이냐

 

"인간은 동물이다"라는 말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평범한 명제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굳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아마도 다른 동물과 차별화되는 인간의 특성,

또는 우월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일 것이다.

 

흔히 인간의 고유성으로 이성,언어,도구사용,등을 거론하지만 윤리적 관점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탈중심적(脫中心的) 사고능력이다.

 

이것은 자신속에 갇혀있지 않고 스스로를 대상화함으로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자신의 욕망들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고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자기초월 능력을 가리켜 실천이성 또는 자유의지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이 도덕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인간은 동물이다"라는 주장은 인간은 자연법칙을 지배하는

현상적차원에서만 바라보겠다는 것이며 인간의 자기 초월능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심리적 해방의 기제로 작용하기도 한다.늘 부담스러운 도덕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욕망을 마음껏 추구할 수 있는 명분을 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욕망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무시한다고 해서

그러한 가능성 자체가 없어질 수는 없다. 아무리 그렇게 말한다 해도 그는 여전히 인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입장은 인간의 이성 능력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려 한다.다시 말해서 도구적

이성만을 인정한다

 

우리에게 자연의 섭리로서 욕망이 주어져 있음을 당연시하고 "우리는 욕망을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를 묻는 태도는 서로 다른 차원의 태도이다.

 

전자가 인간을 현상적 차원에서 현상적 자아로서 바라보는 태도라면 후자는 그를 예지적

차원에서 예지적 자아로 바라보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찿는 이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적 자체를 수립하는 이성,즉 실천이성<도덕적 이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계속/ 다음은 <윤리학을 공부하는 이유>

 

박찬구/ 서울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http://cafe.daum.net/daum1000

공감/책속의 한줄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공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