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자락이 보인다...
가을,
마지막이 보인다.
쌀쌀한 기운이 누리에 내리니 차가운 겨울의
시간이 우리앞에 다가선 시절이 묘하다.
아직도 만추의 그림자는 세상에 펼쳐져 있고
주렁주렁 달렸던 잎새가 물들어 낙엽되어 떨어지는
운명의 길로 가는 시간이긴 하지만,
조심스레 계절의 자리이동이 벌어지는 순간이 다가서고
한장 남은 카렌다에 시선을 둔다.
겨울...
벌써 야단이다.
춥다고 움추리는 모습은 계절이 오감을 직시할 수 있기에
아직도 준비되지 않은 마음의 태도에 불만을 두고
이제는 시간의 엇갈림을 정리하는 시간이 찾아든다.
외면할 수 없는게 사실적 인데,
그래도 아직은 가을의 시간에 머무르는 정신은 어쩔수 없는
현실적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한 수단 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세월에 묻혀 스치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사계의 순차적 흐름을 거역 못하는 자연의 기운에 밀려
이제는 덧없는 삶의 현실을 잘 정리해 둔다.
많은 시간들을 잘 버티면서 고단한 삶을 유지하고
낙오없이 시간 여행길에 잘 적응하는 형상을 보이며
먼길을 달려 왔건만,
이제는 두려움이 엄습하는 현기증을 느끼는 시절이고 보면
자신감이 많이 이탈되고, 조금씩 변화되는 마음을 가두지 못하는
자존심이 원망으로 차 오르는 느낌을 한껏 받는다.
이제는 한계적 삶을 지탱해 가야 하는것이 숙제다.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 지고
시간의 흐름에 아쉬움을 토하면서
이제는 어떻게 처신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삶의 주제를 열어보며 무거운 침묵속에 화두를 던진다.
조용한 산사를 찾아 번뇌의 망상을 벗어두고
새로이 마음정리를 해 볼까도 싶는데,
생각보다 행동이 여의치 않으니 마음이 게으른 탓이요,
자신에 대한 불신만 가득히 쌓여드는 모습을 연출하는
어리석은 중생의 그림자가 보인다.
일상이 게으른 탓은 아닐테고,
정신적 규제가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드니 행위가 퇴색되는 결과를
맛보게 하는것이 아닐까...
자신의 판단이 맞거나 틀리거나, 그것은 아무런 문젯점이 될수없고
오롯이 시절 감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오류속에
갇혀서 깨어나질 못하는 무지함이 서려있다.
자신감에 문제 의식을 확인하는 순간이 고독함이다.
가을 끝자락...
겨울 문턱을 바라보며
시간과 계절의 다툼이 보인다.
이쯤에선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이 필요로 할까...
고뇌의 시간앞에 많은 기다림이 서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유유자적 자신의 모든것을 사실적 표출을 위한 무거운
장막을 거둬가는 시간이 찾아온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의 여행길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