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의 여유

또 다시 주말이 찾아오고...

마음나들이 2020. 4. 18. 14:20

 

다시금 주말은 다가서고...

 

사월의 하늘은 너무 하려하지 않고 곱다.

뜰안에는 여러 화초들의 잔치속에 화려함을 연출하지만

그래도 질서있게 피고지고 제 나름의 조화를 이루고

벌써 앵두는 빠알가니 열매를 들어내고

매실도 알알이 충실을 다한다.

철쭉이 이제는 화려하게 장식을 하고 나서는데

사월은 벌써 하반을 넘어간다.

시간의 변화는 소리없이 일어나고

기다림의 연속은 너무나 지루하고 괴롭기만 하다.

 

별로 할일이 없어진 현실에서

자신이 할수 있다는 마음 한가닥은 언제나 한결같은데

무심하게 떠나가는 세월 앞에는 어쩔수 없는

작은 희생양이 되고 또한

되돌아 오는 현실의 꼭지점은 외면할수 없는 처지다.

늦은 아침을 대강 처리하고

오랜만에 마음의 때를 씻어내기 위하여

목욕탕에 들렀다.

쌓였던 진땀을 마구 쏟아내고서

정상적인 자신을 거울속에 비춰본다.

그래도 아직은 거칠어 지지 않은것에 다소 위안을 갖고

작은 걸음걸이로 산책을 겸한다.

 

항상 그러하듯

차한잔을 들고서 컴 앞에 앉는다.

어쩜 할닐없는 소일거리를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자신의 속마음을 하나씩 자판되어 갈때는

일기쓰듯 모자람없이 상세한 내용을 덧 붙인다.

언제 보아도 자신의 마음을 읽어볼수 있도록

작은 소품처럼 가꾸어 놓는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

일생 일대의 그림자 처럼 보일때가 있으면 참 좋겠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삶의 일기장처럼...

 

햇살이 곱게 내리고

산들바람 한결 가벼이 가슴속에 파고들때

흥미로운 감정을 느끼곤 하는데

그래도 작은 위안과 행복을 거느린다.

이것은 순전하게 자연이 베풀어 주는 삶의 희망적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이렇게 덧없는 세상에서 날개짓 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이해하려 마음을 고쳐먹고

사실적 모든 상황을 너그러이 손질을 하곤한다.

자연을 닮아가고 또한 자연을 사랑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적인 부더러움을 찾아내기 위하여

오늘은 작은 시간을 곱게 간직하고 싶다.

 

요즘들어 자신이 많이 예민해져

주변을 등한시 하는 경향은 어쩔수 없는 현실의 뉘앙스,

그렇다고 이성을 잃어가면서 자신을 배신하진 않는다는 사실

자신에게 꼭 위안을 안겨 놓고 싶을 뿐이다. 

처신에 대한 책임감은 자신에게 주어진 몫이다.

좀더 활기찬 모습이 늦어진다 하더라도

꿋꿋하게 새로운 정신으로 다시금 희망적 삶을 영위하는 그날을 위해

작은 축배의 잔을 들어올린다.

자신의 작은 소망같다.

아니 크나큰 희망을 찾는 것이다.

 

뜰안에선 모란이 수줍게 피었다가

크나큰 꽃잎을 하나씩 떨군다.

꽃중의 으뜸처럼 정말 아름답게...

라일락이 만개해서 바람에 일렁일때

그향기는 세상을 향해 떠나간다.

정말 아름다운 시절,

사월이 차츰 그쉼터에서 머물지 못하고

재빠른 걸음으로 내달리는 모습에서

주말을 씁쓸하게 지나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