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흔들리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사랑의 중요성 아니 필요성이 인간에게는 공기와 같다. 톨스토이의 또 다른 책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 >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는 일> 이다. 백 번 천 번 되새겨 보아도 진리임에 틀림없다.
선홍색 피가 물방울 떨어지듯 뚝뚝 흐르는데 전혀 아프지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살면서 아픔에 베어버린 시간들이 너무 많았다. 삶의 축축한 습기가 날 항상 감싸왔기에 난 늘 아팠다. 피는 꽃을 봐도 아팠고 웃는 꼬마의 표정을 보면서도 아팠다. 어제는 오늘의 덫이고 오늘은 내일의 덫인지도 모르지만. 난 또 이렇게 그 누군가 물어나 놓은 애절한 사랑 앞에 아픔이 밀려온다. 세상이 나를 향해 버려놓은 말들, 하나 둘 다시 주워 담고 있다. 어찌 알까? 아린 내 삶의 눈물을....... 나도 이런 내 삶을 모르는데 그 누가 알까? 단 몇 달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때는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며 나만을 위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위로와 수고의 언어들을 웃으며 풀어 놓고 싶다. 그리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 단 몇 개월 만이라도......
웃으며 말할 수 있는 후회없는 삶을 살고 싶다. 오늘도 어둠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여윈 겨울 바람에 내 긴 머리칼이 흩날린다. 내일이면 태양이 뜨면서 새로 뜨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해가 지는 것도 해가 뜨는 것도 어쩌면 우리가 늘 먹는 밥처럼 습관인지도 모른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세상에 날마다 조금씩 길들여지는 것처럼, 사람도 자연도 그렇게 길들여가는 것이 삶인지도 모른다. 김정한에세이 -흔들리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PP36-37수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