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월, 마지막 가을 산행기...
시월, 그 마지막 가을 산행. 가을비!! 장인어른 수염 밑에서도 피할수 있다는 가을비가 정말 오랜시간을 헤치고 풀풀한 대지에 내렸다. 그동안 메말랐던 세상에 흔적을 남겨두고, 이젠 본격적인 가을 정취를 뽐내는듯 하다. 이른아침 갈바람에 후두둑 잎새 떨어지는 모습에서 다시한번 세월의 언덕배기를 내리는 길목에선 느낌을 더디게 받으면서 그 쌀쌀함에 열었던 마음까지 움추리게 한다. 도심의 가로수, 또한 뜰안의 나뭇잎새들이 제각각 고운 빛깔을 단장하며 짧은 운명의 나날을 기다리는듯이 낙엽으로 차곡히 쌓여만 갈테인데... 아직도 멀리 산자락을 타고 내리는 단풍 색채의 걸음걸이는 종종 한곳에서 오랫동안 머물기를 바램 할텐데, 휩쓸어 버리는 가을 한기가 금새 문턱을 넘나든다. 일상에 충실히 임하고,
그 조그만한 여유에 힘입어 자연의 순한 냄새를 맡아보고 저물어 가는 산과 들과 냇가를 돌며 숭고한 자연의 순환에 감사를 내리고 또한 자신들에게 맑은 향기 가득한 자연의 숨소리 듣기위한 수단으로 많이 짙음이 내려깔린 가을 산행에 나선다. 자연의 정기를 많이 받아서인지 항상 맑고 밝은 미소가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들... 미남 산우님들, 이제는 여느때보다 한층더 정감이 두텁게 쌓여만 간다는 교감을 느끼면서 따뜻한 손으로 악수를 청한다. 아침 일찍부터 서두러는 집행부의 손길에서 작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한주일의 스트레스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의 치유를 위한 자연으로.. 자동차는 우리의 안내자되어 도심의 굴레를 서서히 벗어난다. 농번기.. 차츰 갈무리 되어가는 농부들의 가을걷이가 또다른 정감을 풍기는듯,
애쓴 보람의 결실을 마지막 손질에 안간힘이다. 자연을 사랑하며 아낌없이 돌보아 주는 농심의 그 착한 씀씀이에 수확의 결실로 보답하는 너그럽고 풍요로운 자연의 베풀음에 감사의 마음을 잊을수 없으리라. 항상 그러하듯, 찻창밖에 스치는 농촌의 평화로운 정경은 한 인간의 심성을 그대로 앗아 버리는듯, 아름다운 정감으로 차곡하게 쌓여드는 느낌을 받는다. 스산한 가을 바람을 가르며 거침없이 달려온 전북 무주, 덕유산을 함께 아우러며 많은 관심의 대상에서 배제 되어왔던 적상산 자락에 도착한다. 짙어가는 단풍과 뒹구는 낙엽이 한데 어우러져 일대 장관을 연출하는 낙엽의 천지. 산 나그네는 이 적요함을 행여나 깰까봐 낙엽밟기 조차 두려운곳 그렇게 가을이 깊어가는 산자락. "적상산(赤裳山)" 1034 m 사방이 깎아지른듯 암벽으로 이뤄져 지대가 높고 일교차가 심해 기암괴석과 아우러진 단풍이 유달리 곱고 아름다운곳,
절벽 주변에 빨간 단풍나무가 유난히 많아 가을철이면 마치 온 산이 빨간 치마를 입은듯 하다해서 붉을(赤) 치마(裳)을 써서 적상산 이라 불리운다.
"고려말 충신 최영장군이 붙인 이름이라 전하기도 한다".
오르는 첫걸음 부터 인위적 돌계단이 만들어진 비탈길을 한 걸음씩 오르메...
많은 등산객이 몰려드는 길목은 걸음에 답답함을 더하고, 매너없는 몰골둘의 틈새를 빗겨나며 오색단풍의 아름다움을, 벌써 잎새를 털어버린 떡깔나무 사잇길을 걸으면서 푹신한 낙엽의 향기를 취해보고,
가을이 되어서도 화려한 단풍하나 거스리지 못한채 낙엽만 떨구고 있는 고목들...
그 화려함은 활기찬 가지에 넘겨둔채 이제는 잎새마져 거느리기 힘들어 고목이 되어 볼폼없는 모양새로 변함없이 세월을 아우러며 언제나 그자리에서 자연의 한 그림자를 형성해 오면서 결국, 추한모습 보이질 않으려 잎새를 훌훌 털어 버린채 버팀목으로 남아있는 모습에서 또다른 삶의 면모를 볼수있는 기회가 아닌가 싶고, 고스란히 마음속에 안고간다.
이러한 자연속에서 묵묵히 그 섭리에 순응하는 질서를 배우고 감사할줄 아는 마음을 갖고 함께 호흡할수 있기에 산행을 나서는것.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거침없이 오르는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장도바위를 곁으로 돌아가며 돌계단이 끝나는 서문산성 입구에 선다. 외척의 침입을 막기위해 쌓았던 성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향로봉으로 향하는 서문 사거리에 오르니 갈잎이 낙엽으로 곱게 단장한듯 산 나그네들을 반기는듯 하다.
목마른 입가쉽으로 물 한모금 마시고 대장님이 나누는 달콤한 대추한입, 목마름을 대신하고 눈앞의 향로봉을 향해 전진이다.
향로봉(1029 m) 정상 이라곤 조금은 황량한 모양새지만 부랴부랴 추억한컷 남기고 제빨리 허리를 내린다.
많은 인파들이 낙엽을 깔개삼아 옹기종기 모여앉아 점심을 먹느랴 정상의 허리가 시끌벅쩍 하다.
우리 일행도 넉넉한 산허리에 자리를 깔고 무거운 봇짐을 풀어본다.
제각각 준비해온 찬거리와 푸짐한 먹거리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시원한 막걸리 한잔씩 나눔이 있기에 돈독한 정을 나눌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먼길을 달려와 숨고르기도 전에 정상을 향해 단숨에 오르고 나니, 목마름, 허기진 주린배, 흘린 땀방울 거두어 내며 조금 넉넉한 휴식속에 맛나게 식사를 한다.
삼포나온 기분도 살아나고 정상에서의 정기를 한껏 받으며 주린배를 다 채우고 난후,
잎새를 모두 털어내고 앙상한 가지를 거느린채 제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서 있는 나목들 사이로 찬바람이 싸늘히 넘나드는 정상의 구빗길을 벗어나 이제는 하산길에 접어든다.
안렴대 꼭대기서 산허리를 굽어 내려보는 아름다운 풍광은 산꾼들의 발걸음을 더디게 하지만, 하산길을 찾느라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결국 산악회의 일정에 잡혔던 탐방로가 입산통제의 오랜세월을 닫혔던 길이라 낙엽이 그 위치를 덮고 앉았기에 더욱 위험이 따르고,
새로운 길을 탐험해 가듯 헤치며 다시 만들고, 더듬어 가면서 한걸음씩 산허리를 타고 내리는 아찔한 순간들이 많은곳에 존재 했기에... 모두가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천천히 옮겨 놓는다.
어제내린 가을비 덕분에 그런대로 습기를 머금은 낙엽의 푹신함에 조금의 위안을 삼고,
유격장을 방불케한 하산의 발걸음은 정말, 실감나는 산행의 백미로 남을만 하겠다.
서로의 믿음과 따스한 마음의 배려에 힘입어 개척의 탐방로 하산길은 더디게 마무리를 한다.
산자락을 타고 오르는 단풍의 아름다운 풍광에 마음의 넋을 털어 버리고, 햇살 곱게드는 시골의 고요한 마을에 도착하여 하산했던 산세를 더듬어 본다.
온통 산허리가 잘록하게 잘려 낭떨어지가 만연한데... "저곳을 우리가 헤치고 내렸다".
정말 끔직한 생각이 잠시 정신을 혼란스레 했지만, 한사람도 낙오없이 하산을 마무리 짓는다.
"산우님들 모두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 수제비 하산주 ~
하루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늦은 오후녘, 이제는 모두가 한마음되어 수제비 만들기에 동참을 한다. 즉석에서 함께 손수 만들어서 함께 나누어 먹는 소박한 인심,
너나 할것없이 분주히 움직인 덕분에 맛난 수제비를 한그릇 드리키는 모습들... 피로함과 정감을 함께 느껴보는 한마당, 그속에 막걸리 한사발 드리키니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씻기는듯 하다.
수고하신 산우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산골 마을도 고요히 젖어가고 해는 서산을 기울어 드니 우리들의 흔적도 말끔하게 털어내고 아침에 달려왔던 길을향해 미끄러져 간다.
적상산에도 차츰 어둠이 내리고 벌써 중천에 달님이 우리의 마음과 함께 달린다.
이렇게 시월의 마지막 산행을 마무리 한다.
~ 감사의 말씀 ~
항상 산행준비에 노고가 많으신 집행부 임원진에 감사를 드리며,
영업용님, 안전하게 먼~길 다녀오시느라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언제나 안전운행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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