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지리산 삼신봉 산행기...

마음나들이 2012. 6. 25. 18:11

 

지리산 삼신봉 산행기 ~

 

 

늘상 그러하지만

한 주일의 일과를 마무리짓고

도심의 찌들은 삶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잠시 떠나간다.

 

그곳이 어딘가는 별로 안중에 두질않고

자연이 너울너울 춤사위 펼치는 곳이면

신선한 바람이 콧등을 쓰다듬어 줄만한

산이면, 바다면, 숲길이면...

 

그냥,

자연스레 자연의 모습 그대로

찌든 도시인을 안아 줄만한 그곳.

 

주일이 되면 모든 사소한 일은 뒤로하고

행사처럼 되어버린 산행에 참여한다.

잠시,

고단한 마음, 육신을 보상받기 위하여

자연을 둘러보는 넉넉한 시선과

숲속을 거닐며 신선한 피톤치드를 얻고,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 마시며

본래의 자신의 심성을 간직하고

되돌아 올수있는 자연속...

 

신성한 정기를 품어안아

백두대간의 마지막 종착역,

지리산을 잡으러 간다.

 

긴~ 목마름에 몸부림치듯

농촌의 들녘은 아우성 이지만,

애타게 기다리는 장맛비는 오질않고

갈증을 해갈하기엔

좀더 시간이 필요한것 같으다.

 

연방,

비라도 한줄기 행사할 모양처럼

궃은 날씨속에

일찍이 청학동 자락에 도착한다.

 

유난히도 대숲이 많이 자리잡은 곳곳엔

자연을 훼손하는 공사가 한창이고

오랜만에 찾아온 청학골 이기에

더욱 세심하게 시선이 분주하다.

 

오래전에

 가르치던 제자들을 데리고 몇일동안

작은 수양을 쌓았던 그곳

지리산 자락의 청학동,

 

많이 변화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머리를 자르지 않고, 갓을쓰고

한복을 차려입은 촌장이 계시는곳,

찾아온 마음에

감회가 새로이 느껴진다.

 

가벼이 몸풀기를 뒤로하고

숲그늘이 잘 이루어져

산행하기 좋은 기슭을 타고 오르기 시작한다.

 

산의 신령이 깃들고

명산다운 포용력과 뿜어내는 정기

깊은 산세,

길게뻗은 산허리

그 아름다운 비경이 우리를 불러 들인다.

 

차근히 오르는 비탈길은

인위적 손길이 닿아 계단이 많았지만

크나큰 숲을이룬 산허리를

오르는 발걸음은 상쾌하고 가볍다.

 

햇살은 없고,

다소 습도는 높았지만

바람이 일어 참 고마웠다.

 

바람,

눈에 보이지도

붙잡을 수도 없는 나그네.

 

아무리 바쁘게 가는 걸음이지만

바람소리, 새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고,

꽃의 아름다움과

그 향기를 맡아보고,

계곡물 소리에 귀를 모을수 있어야한다.

 

흘러가는 구름에

마음을 실어 보내기도 하고,

아름다운 숲속에

흐려진 눈을 씻기도 해야한다.

 

생명이 없는 박제된 도시문명,

그 오염을 씻어내려면

자연의 푸근한 손길밖에 없다.

 

산에서 듣는 바람소리는

귓전만 스치는 것이 아니다.

뼈속에 묻은 먼지까지도,

핏줄에 섞인 티끌까지도

맑게 씻어 주는것 같다.

산바람 소리는 갓 빗질을 하고난 뜰처럼

우리의 마음속을 차분하고,

정결하게 가라앉혀준다.

도심에서 묻은 온갖오염을 씻어준다.

아무런 잡념없이 무심을 열어주기도 하는

고마운 바람,

 

그 바람을 뒤로안고

힘들이지 않고 단숨에

삼신봉 정상에 선다.

 

지리산 삼신봉(1284 m)

 

삼각형의 암봉으로

정상을 장식하는 봉우리.

 

게센 계곡바람 휘몰고 스치는

정상에서의 휘날레...

운무가 춤사위를 펼치고

산꾼들의 아우성,

 

하차해서 물 한모금 마시질 않고

단숨에 잡아버린 정상,

땀은 많이 흐르지만

바람이 있었기에 힘들이지 않고

우뚝선다.

 

정상의 회한을 뒤로하고

이제는 긴~ 능선을 벗삼아

지리의 한구비를 돌고

걸으면서 잠시틈새를 열고

능선의 아름다움을 모두 담을수는

없지만 그래도 놓치고 싶지않은 욕심에

차근히 발걸음을 조신한다.

 

산죽이 터널을 이루어

오솔길을 걷노라니

고요히 바람에 서극이는 소리와 그 모양새

어떻게 표현을 해야하는지

망설임이 발길을 잡고,

 

고운 흙살이 푸석하게

발걸음을 가벼이 떠안으니

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지치지 않은 산행길.

너무 좋게만 느껴진다.

 

지리산의 신성한 기운을 듬뿍받고

맑은공기 폐부 깊숙하게 들이 마시니

허기진 배고픔도 잠시 잊는다.

 

촉촉히 젖은 산기슭에 어설피

자리를 깔고앉아 점심을 나눈다.

 

함께 나누는 시간,

많은 정겨운 대화속에

산에서 먹는 도시락 맛은

과히 어떻게 표현하란 말인가...

인정이 묻어나는 시간을 뒤로하고

언제나 그러하듯,

이제는 하산에 든다.

 

좁다란 능선을 타고 오르고 내리며

긴~ 하산의 들머리에서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 드러내질 않는

지리산의 기백이 조금은 아쉽지만,

운무의 춤사위,

숲이주는 넉넉한 공간과

선선한 기운이 마음을 가볍게 두드리니

하산의 발걸음은 빨라진다.

 

가뭄이 심한탓에

깊은 계곡의 물이말라 제구실이

부실한 불일폭포...

그래도 산꾼들의 눈낄을 얻기라도 하듯

찔찔 흘러내리는 물소리에

잠시 숲속의 휴식을 얻는다.

 

지루한 내림의 돌밭길,

계곡을 끼고 건너고

꾀꼬리 아름다운 목청에

피로한 발걸음에 생기를 돋운다.

 

크고 영신다운 산이기에

곳곳에 시선을 주고,

품어 아우러는 정기를 받으며

힘겹지 않게 하산을 한다.

 

쌍계사,

사찰의 고즈넉한 품새에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서

합장으로 마무리 짓는다.

 

이른 하산길,

덕분에 맑은 계곡물에 발담그고

땀을 씻어낸다.

여느 산행보다는 더 멋지고

즐거운 산행이 이루어 졌음에 감사하며

높은 지리의 산허리를 둘러본다.

 

하산주~

 

비가 올듯말듯

그래도 운좋게 흐린날의 미덕에

산행을 마무리 짓고

나누는 시원한 막걸리 잔치,

대폿잔에 한잔 거뜬히...

모든 산행의 피로가 가시는듯 하고,

 

산행준비 하시느라

수고하신 집행부 임원님에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영업용님의 노고에

잔정 고마울 뿐입니다.

항상,

안전운행 기원합니다.

 

함께하신 산우님 모두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후기에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삼성십오야
글쓴이 : 마음나들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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